[경제칼럼] 김쌤의 흥미진진 경제일기(3)
[경제칼럼] 김쌤의 흥미진진 경제일기(3)
  • 성광일보
  • 승인 2024.07.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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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정 숙
본지 논설위원
김정숙 논설위원

어릴 때 가정에서부터 저축과 소비 그리고 노동을 배우게 되면 그 아이이는 가정이든 학교든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하여 경제적 관념의 생각을 하게 된다. 경제와 관련 해 생각 할 수 있는 능력, 즉 경제적 사고를 하게 되는데 경제적 사고란 비단 어떤 무언가를 아껴 써서 소비를 줄이고 돈을 모으거나 덜 쓰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주변의 모든 일들이 경제와 관련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하는 능력이다. 

자신이 쓰는 학용품을 보면서도 얼마를 주고 샀는지, 어디에서 사면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소비에 관한 사고, 어떤 회사에서 만들었는지 생산에 관한 사고, 그 학용품을 산 돈의 출처, 즉 자신이 가정에서 설거지를 한 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임금(소득)에 대한 사고도 할 수 있다. 자신이 번 돈으로 갖고 싶은 게임기를 샀는데 그런데도 돈이 남을 경우 그것을 저축하여 목돈을 만드는 과정도 배울 수가 있다. 저축과 소비와 노동을 통하여 알게 된 경제적 사고의 시각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경제활동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사회로 확장 되었을 땐 거시적 환경의 경제가 돌아가는 형국을 이해하게 되고 국내는 물론 국제 시장의 경제적 안목도 키우게 되는 기본적 틀이 된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경제를 배우긴 배웠다. 경제주체의 3요소라고 해서 가계, 기업, 정부를 배웠으며 고용, 인플레이션, 실업률, 물가등은 매일 저녁 9시 뉴스에 등장하는 단골 이슈들이다. 그런데도 성인이 되도록 경제 돌아가는 게 어렵다는 건 경제에 관심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어렵다고 지레 겁을 먹어서이기도 하다. 

모든 학문은 처음 배울 때 어렵다. 어렵지 않고 쉽다면 그건 학문이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양치를 하고 밥을 먹는 행위처럼 일상일 뿐 심혈을 기울여 배워야 하는 건 아니다. 학문이기에 심혈을 기울여 배울 수밖에 없는 건데 알다시피 어떤 학문을 통달한 사람은 그것처럼 쉬운 게 없다고 하기까지 한다.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이 외국어가 쉽다고 하거나 수학에 능통한 사람이 수학은 취미라고 하는 것처럼 어려운 상태에서 벗어나 “잘”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그들은 그것을 쉽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경제도 학문이다. 그래서 처음에 접할 땐 뭐가 뭔지 어리버리 하지만 그것을 계속 들여다보고 생각하다 보면 경제를 이해하는 게 쉬워진다. 저녁 9시 뉴스에 외국어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수학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매일 알려주진 않지만 사과 값이 금값이 되었고 환율이 얼마인지, 주식시장의 코스피와 코스닥이 얼마를 찍었는지 부동산 시세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매일매일 나온다.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되어 죽는 날까지도 매일 저녁 9시 뉴스에 나온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수십년간 경제가 어렵고 이해할 수 없다는 건 뿌연 안개가 낀 산 속 길을 헤드라이트 없이 운전하며 집으로 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경제는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게 좋다. 경제는 단순 암기 과목이 아니고 수학 방정식을 푸는 학문도 아니어서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사실 과거엔 어린 시절부터 경제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가정이나 학교밖에 없었다. 청소년 아르바이트라는 것도 생겨난 건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다. 고작해야 학교 사회 과목에 경제편이 조금 끼어 있어서 수박 겉 핥기 식의 공부만 됐을 뿐 현실의 경제, 즉 실물경제와 연결 된 책은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경제를 배울 수 있는 매체는 TV뉴스나 신문밖에 없었는데 어린 아이들에게 어른의 눈높이에 맞춰진 신문을 읽으라고 하는 건 지루한 전문서적을 어린 아이에게 읽으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무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신문을 읽으라고 해도 한두 번 읽으면 싫증을 냈던 이유도 도무지 눈높이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세상이 많이 변했다. 서점에 가도 어린이, 청소년 관련 경제 서적이 많아서 만화로 나오기도 하고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경제서적들이 가판대에 알룩달룩한 일러스트로 치장해 나오기도 한다. 내용도 쉬워서 청소년기에 이런 책들을 읽어 두면 어른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신문도 읽는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경제 관련 서적을 읽거나 관련 매체를 보는 건 경제에 관한 이론적 지식을 쌓거나 현실 경제를 이해하는 데 어마어마한 도움을 준다. 기본적 이론이 받쳐 주는 그 사람의 경제적 사고는 현실의 삶 모든 곳에 포진하게 된다. 

한편 어렸을 때 경제를 배우지 못했다고 해서 이미 늦었다고 포기할 건 아니다. 무엇이든 처음 배우는 건 어렵지만 어려운 경지를 벗어난 다음 부터의 경지는 희열'이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것처럼 알면 알수록 계속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이 자리 잡게 된다

성인이 되어 무언가를 처음부터 배운다는 게 조금 망설여지는 일도 있지만 그런 시기는 잠깐이다. 오죽하면 '무언가를 처음 배운다는 건 쪽 팔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어른들이 말하겠는가마는 일생동안 몰라서 쪽팔리느니 잠깐 쪽팔리더라도 알려고 노력해서 배우는 게 삶을 살아가는 데 훨씬 편리하다. 사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고 창피한 것도 아니다. 언제든 배우면 알게 되는 것이고 먼저 알았다고 해서 우월한 것도 아니다. 모든 공부가 그렇지만 경제 공부는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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