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쌤의 흥미진진 경제일기] 두 번째 일기
[김쌤의 흥미진진 경제일기] 두 번째 일기
  • 성광일보
  • 승인 2024.06.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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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광진투데이 논설위원
김정숙
광진투데이 논설위원

각자 나름대로 만족하는 부자가 되기 위해 만족의 잣대를 그어야 한다는 건 경제관념에 대한 전략이다.

전략이 어떠한가에 따라 사람들의 만족의 잣대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부에 대한 야망이 큰 사람은 만족의 잣대가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그어지거나 아예 긋지 않고 무한대를 향하여 쏘아 올리기만 할 것이고 어느 정도의 기준을 갖고 사는 사람은 그가 만족한다고 하는 어느 선에서 그 잣대를 그을 것이다.

욕망의 수직적 성향이 그러하다면 수평적 성향에선 인간의 욕망과 욕구는 각자 종류가 다르다. 어느 누군가는 부에 대한 욕망을 키울 수도 있고 어느 누군가는 명예에 대한 욕망, 또 어떤 누군가는 권력에 대한 욕망을 키울 수도 있으며 그리고 또 어떤 누군가는 욕망이라는 게 아예 없어서 그럭저럭 살살 살다가 가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 욕망이 어떤 종류이든 어떤 정도이든 간에 돈은 필요하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인 생존의 욕구 때문이다. 무인도나 동굴에서 살아가는 사람, 자연인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 간 사람도 당장 죽을 게 아니라면 최소한의 돈은 늘 필요하다. 생계를 위한 인간의 욕구는 생존욕구의 가장 기초적 욕망이다.

그럼에도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어린 시절 돈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배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 돈과 관련해 배운 건 ‘저축’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소비’이다. 용돈을 받으면 그 돈을 조리 있게 쓰는 것을 배웠다. 절약해서 써야 다음 용돈을 받을 때 까지 소비 활동을 할 수 있으니 ‘절약’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부모가 어렵게 번 돈을 효율적으로 소비해야 한다는 걸 배운 우리는 절약하지 않으면 돈이 없어서 손가락을 빨고 살아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 들였다. 그렇게 가정에서 배운 게 저축과 소비의 정의이자 관념이다.

한편 자녀 자신이 번 돈이 아니라 부모가 무상으로 주었기 때문에 돈은 부모에게 있어서 권력이었다. 돈을 쥔 부모의 권력에 복종해야 하는 일도 다반사여서 “그렇게 게임하는 데 돈을 쓰면 다음 용돈은 없을 줄 알아!” 라든가, 그렇게 멋대로 공부 안 하고 놀면 용돈 안 준다.“라는 등의 협박성의 회유는 돈의 권력을 자녀에게 휘두르는 경우다. 용돈은 용돈이고 공부는 공부이며 노는 건 노는 것인데 그런 모든 걸 용돈과 연결 짓는 건 명백한 돈 권력의 휘두름이다. 아이들이 아직 약하고 힘이 없어서 그렇지 어느 정도 머리가 큰 아이에게 그런 회유를 했다면 “치사해서 안 받는다.”고 뛰쳐나갈 것이다.

가정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건 아이들에게 경제관념을 저축과 소비에 치중해서 가르치고 노동을 가르치지 않은 탓이다. 노동의 결과물은 소득, 즉 수입이다. 수입원을 만드는 걸 어렸을 때부터 가르친다면 아이들은 돈을 쥔 부모의 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고 “용돈 아껴 써라. 돈을 왜 조리 있게 못 쓰는 거냐.”라는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아이가 용돈을 받아 쓸 나이가 되면 아이들에게 노동을 가르쳐야 한다. 노동의 대가가 소득이고 그 수입으로 자신이 필요한 것이든 저축을 하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걸 가르쳐야 한다. 아무런 대가 없이 정기적으로 얼마씩 주어서 조리 있게 쓰는 것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사회의 가장 기초집단인 가정에서 가사노동을 통하여 용돈을 벌 수 있다는 걸 가르쳐야 한다. 창문을 닦는 대가로 얼마를 벌 수 있는지 집안 청소를 함께 할 때 얼마를 벌게 되는지, 설거지를 하면 얼마를 벌게 되는지, 엄마 아빠의 구두를 닦을 땐 얼마를 받게 되는지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사노동이 얼마나 값지고 힘든 일인지도 가르쳐야 한다.

그렇게 되면 땀을 흘리고 번 돈이기에 아이들은 흥청망청 쓸 수도 없고 설령 흥청망청 썼더라도 그 만큼의 돈을 또 모으기 위해 힘든 노동을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다음부턴 흥청망청 쓰는 소비행동을 스스로 고치게 된다. 스스로의 반성이 주는 학습효과는 부모가 수십 번 충고하고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다.

돈은 경제활동에서 나온다. 상속이나 증여, 착취가 아닌 이상 자본주의세상의 돈은 노동의 대가에서 나온다. 노동에서 나오는 돈을 만들어 낼 줄 알아야 저축이든, 투자든, 기부든 사회의 큰 울타리에서 활동할 경제적 종자돈이 생기고 역량이 생긴다.

그럼으로써 앞으로 부를 어떻게 축적할 것인지,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것인지, 그리고 자신이 어떤 식으로 자립할 수 있는 것인지, 사회의 커다란 현안에 대한 거시적 안목도 키우게 되기도 한다.

성인이 되도록 경제가 굴러가는 것에 관심이 없다든가 잘 모른다든가 하는 건 그 씀씀이가 조절되지 않거나 관리하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부모가 노동을 가르치지 않고 무상으로 주어서 이기도 하다. 어린시절부터 가정에서부터 노동을 배우면 소비와 저축을 배우게 되고 경제를 배우게 되면서 성인이 되었을 땐 사회가 돌아가는 경제적 현상에 대한 눈도 밝아지고 돈의 노예가 되지도 않는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건 경제적 축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경제를 대하는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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