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휴식
노동과 휴식
  • 서울동북뉴스
  • 승인 2012.08.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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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길 랑<비전경영전략컨설팅 대표>

 
바야흐로 여름 휴가철이다. 그동안 지친 몸을 돌보는 시간이다. 여름 방학기간이라 전 가족이 나들이 하기에 적합한 때라 하겠다. 여름 휴가는 휴식(休息)이 되어야 한다. 피로를 가중시키는 휴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휴식이란 한자를 보면 휴(休)는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 앉아 있는 모양이고 식(息)은 자신(自)의 마음(心)을 돌보는 것이다. 즉 휴식이란 나무에 기대앉아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여기서 고달픈 심신(心身)을 추스르고 에너지를 재충전하게 된다.

현대인들은 하루만이라도 아무런 간섭없이 쉬고 싶다고 말한다. 이것은 너무 바빠서 죽을 틈도 없는 사람들의 소망이다. 일은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죽을 틈도 없이 일을 해도 먹고 살기 힘든 상황이라면 분명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휴식이 없는 이런 삶은 개인도 국가도 미래가 없다. 건강한 국민이 국가를 이끌어야 한다. 왜냐하면 건강한 국민이 없는 국가는 지속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 기간만으로 국민이 건강할까? 아니다. 평소 노동현장의 휴식이 필요하다. 주야로 노동력을 쥐어짜는 지금의 노동현장이 지속되서는 안된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 시간은 2316시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최장 시간이다. 주요국의 연간 노동시간을 보면 미국 1794시간, 일본 1785시간, 영국 1670시간, 프랑스 1533시간, 독일 1433시간, 네널란드 1393시간, OECD평균 1768시간이다.

우리나라 연간 노동시간은 OECD평균보다 30%높고, 미국과 일본보다 29%, 영국보다 38%, 프랑스보다 51%, 독일보다 61%, 네덜란드 보다 66% 각각 높다. 반면 노동생산성은 선진 7개국의 65%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산재율은 10만 명당 22.5명으로 독일의 10배, 미국의 5배에 달한다. 이로 인한 산재로 매년 15조원이 지급되고 있다.

이를 극복한 사례가 우리나라에 있다. 유한킴벌리 ‘뉴페러다임’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유한킴벌리는 1970년 유한양행과 미국의 킴벌리클라크가 합작 설립했다. 유한킴벌리는 1995년부터 이후 15년동안 매출액은 5배, 순이익은 20배 성장했다. 유아, 여성, 가정 용품 등 8개 사업분야에서 모두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문국현 사장은 1995년 취임과 함께 3개 교대조를 4개 교대조로 확대해 직원들의 휴식과 평생학습체제 구축을 통해 지식근로자를 키우고 생산성을 높이는 ‘뉴페러다임’을 시행했다. 외환위기를 인력감축 없이 무사히 넘겼고, 이후 세계최고 수준의 품질과 생산성으로 고속성장을 거듭해 고용안정과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달성하는 신화를 창조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주간 4일근무(12시간)→휴무3일+교육1일→야간4일근무(12시간)→휴무4일→주간4일근부(12시간)의 사이클로 근무주기가 16일이다. 이러한 유한킴벌리의 4조 근무제는 유한킴벌리의 기술적 특성과 ‘인간존중’의 인적관리 방식을 통합한 것이다. 또한 장치산업으로써 기계를 24시간 풀가동하며 연간 작업일수도 350~360일 정도로 매우 많아 고가의 기계설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잇점이 있다. 4조 근무제도를 도입하기 이전 3조 근무제를 취하고 있던 공장에서는 여타의 근무조건이 매우 양호함에도 이직자가 많이 발생했다. 그 이유는 불규칙한 야간작업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이에 반해 4조 근무제는 1조의 여유를 두어 근로자들에게 보다 많은 휴식으로 생체리듬을 찾을 수 있게 했고, 4개 조로 늘린 뒤 줄어든 노동시간의 일부를 연간 45일씩 평생학습에 활용했다.

실제로 유한킴벌리는 4조 근무제 이전에는 연간 약 320일 가동했는데 4조 근무 도입 후 연간 360일을 가동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안전사고 감소, 불량률 감소 등으로 인한 비용감소를 합치자 생산성은 추가 고용한 1개조 인건비 보다 훨씬 높았다. 다시 말해서 4조근무체제 실시를 통해 산재율 세계최저, 재안율, 생산성, 품질, 소비자 만족이 세계최고인 조직으로 바뀌었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 평생학습,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 제고라는 1석4조를 이룬 것이다. 유한킴벌리는 뿐만 아니라 1000여 개 협력업체들에게도 ‘뉴페러다임’을 적용해 일체화를 이루었다.

문국현 사장은 “사람의 능력은 손과 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머리에도 가슴에도 있는 것을 가슴속 깊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경영소게에 녹여서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원들이 지식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회사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우선 직원들이 건강하게 일 할 수 있는 작업환경과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야 하며 직원들이 공부한 것을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참여경영의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유한킴벌리의 4H(Hand, Head, Heart. Health)이론은 직원들 손과 발 뿐만 아니라 마음과 머리를 움직이겠다는 문국현 사장의 경영 철학으로 4조 2교대 시스템을 통해 현실화 될 수 있었다.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마음과 머리의 건강을 위한 휴식시간과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직원들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재충전의 기회를 얻게 됨으로써 직원들의 강한 애사심은 물론 놀라운 기업성과를 창출하게 되었다.

유한킴벌리 대전공장에서는 설립 당시부터 필요한 인력의 133%를 고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100%의인력이 일을 하면, 나머지 33%의 인력은 쉬거나 교육을 받았다. 유한킴벌리 대전공장 본관 2층 대·중·소 회의실과 3개 세미나실이 갖춰진 건물을 모두 사원 교육장으로 쓰고 있으며, 직무교육은 물론 3개 외국어, 목표관리(MBO), 리더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1년 내내 유지되고 있다.

다른 공장도 마찬가지다. 워크숍방식의 교육은 직접체험한 것을 토론하고 노하우가 교환되기 때문에 교육의 효과가 크다. 교육은 강사가 교대조 구성원으로 이루어 지는데 사회당는 당일 선출하고 주제는 교수가 정하거나 조에서 의견을 낸 후 스스로 선정한다.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서 창의력이 나오고 업무가 개선되고 개인과 회사가 성장한다.

사실 직장인들은 맡은 업무에 전념하다보면 자기계발을 할 시간이 거의 없다. 그런데 유한킴벌리는 쉴 때 쉬고, 공부할 때 공부하고 일할 때 일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것이 유한킴벌리의 경쟁력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유한킴벌리의 ‘뉴페러다임’시스템을 차용하여 휴식이 있고 평생교육을 받고 재미있게 일하는 직장문화를 정착하기를 바란다. “여러분! 즐거운 여름 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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